세계 인공지능 농업 대회(AGC) 3위가 우리에게 남긴 것
2회 세계인공지능농업대회(AGC)에서 아이오크롭스가 활약한 한국의 디지로그 팀이 세계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우리는 AI 농업에 대한 확신으로 큰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전세계 AI 농부들의 각축전이 벌어졌던 그날의 생상한 기록을 엿보세요.
농업 AI 올림픽, 세계 3위
전세계 농업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치열하게 재배 실력을 겨루는 장, 농업 AI 올림픽.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

사실 진짜 이름은 ‘Autonomous Greenhouse International Challenge’입니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Wageningen University)과 중국 텐센트(Tencent)가 주관한 이 특별한 대회, 우리는 ‘세계 인공지능 농업 대회(이하, AGC)’라고 소개하곤 합니다.
2019년은 한국 농업계에 각별한 해로 기억됩니다. 제 2회 AGC에서 한국(디지로그 팀, 단장 민승규)이 세계 3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디지로그 팀에는 기술 기반 농업에 꿈을 가진 여러 젊은이들이 포진했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오크롭스 인재들도 중심축으로 활약했습니다. 로봇 공학도 출신으로 현재 아이오크롭스의 CEO를 맞고 있는 조진형, 농장 운영과 재배를 책임지는 이민석, AI와 Robotics 등으로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심소희, 농업 데이터 연구원으로 지금도 함께하고 있는 이혜란 등. 민승규 단장이 이끄는 한국의 디지로그 팀은 우리 기술로 예선 2위, 본선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에게 “3위”라는 성적은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선진 농업 기술의 최강자로 꼽히는 네덜란드 팀이 1위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그 뒤를 바짝 뒤쫓은 이들이 한국 팀이었기 때문입니다. 세계를 놀라게 한 K는, 알고 보면 농업에도 존재했습니다.

“디지로그 (DigiLog)”는 과학을 뜻하는 Digital과 자연을 뜻하는 Analog의 합성어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서로 조화롭게 융합한다는 의미로 故이어령 선생이 지어주신 팀명입니다.
AGC 2019-2020 총 11개월의 기록


2회 AGC는 예선과 작물을 원격으로 재배하는 본선을 포함해 총 11개월간 진행됐습니다.

1. 본선에 참여할 상위 5팀을 선발하는 <예선전>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온실에서 작물을 원격으로 재배하기에 앞서, 본선에 진출할 5팀을 선발하는 예선이 진행됐습니다. 본선에 진출할 팀은 다음의 기준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 24시간 동안 가상의 토마토 재배 온실 환경에서 최대의 순수익을 내는 해커톤 결과 (50%)
- 본선 진출 시 적용할 작물 재배 인공지능 전략 등의 점수 (30%)
- 남녀 성비 및 멤버 내 국적의 다양성 등을 고려한 팀 구성 점수 (20%)
2. 세계 최고를 가리는 6개월 간의 <본선전>
본선에는 총 여섯 팀이 참여했습니다. 그 중 다섯 팀은 디지로그 팀을 포함한 예선 통과자. 나머지 한 팀은 Tuinbouwbedrijf Kees Stijger B.V.라는 토마토 온실은 운영하는 네덜란드 토마토 재배 전문가 그룹이었습니다. 본선 대회의 평가 항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순수익 (netprofit, 50%)
- 지속 가능성 요소 (sustainability factor, 20%)
- 인공지능 전략 (AI approach, 30%)

아이오크롭스 멤버들이 포함된 한국 팀 디지로그의 분투는 계속됐습니다. 6개월간 네덜란드의 와게닝겐 대학에 설치된 약 99㎡의 유리온실에서 실제 방울토마토를 재배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AI 기술로 작물에 필요한 물과 햇빛 그리고 비료 양 등을 모니터링했습니다. 8600㎞ 떨어진 서울의 양재동에서 원격 제어가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디지로그 팀의 방울토마토는 품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103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최종 성적 3위에 랭크됐습니다. 글로벌 농업 강국의 재배 전문가들과의 경쟁에서 거둔, 한국 농업 인재들의 성적표는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순위보다 값진 배움 : AI 농업의 미래
AGC 2019-2020은 우리에게 ‘AI와 인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인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재배에 활용한 5팀과, 그렇지 않은 전통적인 재배 전문가 1팀의 경쟁. 그 결과가 AI를 사용한 팀의 우세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어떤 이들은 AGC를 보며 2016년에 열렸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바둑 대결’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2016년 AI 알파고와 인간 이세돌 9단이 벌인,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2016.3.9~3.15)에서도 5전 3선승 알파고가 우승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이날 AI 농업의 가능성과 과학적 농업의 힘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와 과학의 힘으로 농업을 혁신해 보자’는 꿈을 품었습니다.

AI, 경쟁할 것인가 활용할 것인가
2020년 AGC에서 얻은 확신으로 아이오크롭스는 2021년부터 상업 온실 운영에 뛰어들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자체 기술로, 우리가 직접 농부가 돼 온실에 적용하며, 고품질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이후 우리는 끊임없이 현장의 문제에 직면하며 하나하나 기술로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AI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AI는 농부들의 적일까요?”
아니오. AI는 인간의 ‘경쟁’ 대상이 아닌 ‘활용’ 대상입니다. 우리는 농부들이 점차 기술을 더 잘 활용하게 될 수록, 자신의 농장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며 농사의 이익과 농부로서의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스마트파머(Smartfarmer)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 아이오크롭스 조진형 대표.
노동력 부족, 열악한 작업 환경, 도시화된 인구 구조, 기후 위기 및식량 안보. 농업은 이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작해야 합니다. 농업과 농부 그리고 모두를 위한 농업 기술 혁신을.
* AGC 2019-2020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또 다른 콘텐츠를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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